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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드림핵 달라스 ESL Spring 직관 후기 1일차

희열이 2024. 6. 3. 23:35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날이 다가왔다. 2024년도 봄학기 초에 달라스에서 스타 2 대회를 한다기에 들어가 봤더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와 그 외 좋아하는 한국선수들도 다 온다는 글을 보고 냉큼 티켓을 샀다. 너무 빨리 사서 조금 더 싸게 샀다. 그만큼 5개월이나 지나야 했지만 이번만큼은 무조건 갈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항상 보고 싶었던 실제 선수들과 실제 대회현장을, 그것도 상금이 $10만 달러, 한화로 최소 1억이 넘어가는 상금을 건 국제적인 대회를 볼 기회는 내 일생일대 최고의 행복을 맛볼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날은 조금 힘들었다. 5월31일부터 6월 2일까지 총 3일간 진행하는데 3일 내내 아침 10시부터 6시까지 풀타임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였다. 내 애초의 계획도 첫날부터 마음껏 즐기는 건 욕심이니 처음엔 일정과 각 부스의 위치를 아는 정도로 편한 마음으로 돌아보자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요일이었기에 아침에 알바를 갔다가 달라스 (Kay Baily Hutchison Convention Center)를 오후 4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이미 내 최애선수의 사인회가 3시에 하고 끝나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절망적이었다. 다른 한국선수들도 좋았지만 난 10년 동안이나 봐온 그 선수 한 명과의 짧은 만남이 내가 준비한 3일 동안의 여정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마음과 함께 몸도 내려앉아서 몇 분 동안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을 정도였다. '내가 준비한 편지는 어떻게 전달할까, ' '다른 선수한테 부탁이라도 해야 하나' 등등 어떻게든 만회할 방법을 찾고 또 찾았던 거 같다. 
 
사실 첫날 기억나는것은 위의 내용이 거의 다라고 봐도 무방하다. 너무 늦게 와서 많이 즐기지도 못했을뿐더러 사인을 못 받는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아서 그 외 무엇을 더 느끼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경기장 안에 처음 발을 들인 후 커다란 스피커와 화면에서 나오는 스타 2 화면을 보았을 때다. 심지어 한국 최고의 프로토스 '김준호 (herO)' 선수와 현시점 세계 1등 저그 Serral과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었다. 세계 1등답게 결국 김준호 선수가 지고 말았지만 한국선수의 승패와 상관없이 첫 게임을 본 그 순간에 세계최고 수준의 게임을 보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김준호와 세랄의 게임


 
아무튼 3시간정도를 돌아보고 이번 달라스 여정의 또 하나의 메인 포인트가 남아있었다. 바로 값비싼 스테이크 한접시를 먹어보는것이었다. 평소엔 3만원 쓰는것도 되게 어렵게 썼지만 이번엔 와인을 포함해서 한화로 약 15만원이나 되는 한상을 받아보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물론 고기는 정말 좋은 고기를 썼겠지만 이렇게 비싸게 받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종적으로 느낀것은 와인은 비싼거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고기도 물론 비쌌지만 내가 살면서 먹어본 스테이크와는 확실히 다르긴 했다. 하지만 와인은 (필자가 와인을 별로 즐기지 않기도 하지만) 비싸다고 특별하거나 더 맛이 있지는 않았다. 


 
그렇게 첫날이 끝났다. 공개연습장에서 연습하는 다른 한국선수들도 직접보고 스테이크도 먹고 아무튼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결국 준비한 편지는 다음날 다른 선수들 싸인회 때에 대신 전해달라고 하기로 했다.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잠은 일찍 잘 들었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