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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견해

희열이 2024. 4. 24. 14:24

요즘 한국 프로야구에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심지어 그 잡음들이 하나같이 큼지막한 것들이다. 약물사건부터 심판문제까지 야구팬으로서 마음이 아픈 걸 떠나서 정이 떨어진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때 모두가 행복한 것이지 나이나 지위를 이용해서 자기 살길, 자기 욕심을 채우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건 또 다른 사회, 또 다른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닌가. 그런 세상에서 떠나서 야구실력 하나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러 온 것인데 말이다. 

 

특히 난 이번에 KBO에서 실행하는 ABS시스템,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사용을 별로 좋게 바라보지 않는다. 실력있는 포수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이제 공을 놓지지만 않으면 볼 스트라이크에 포수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포수 거품을 더욱 키울것이다. 그리고 한타이밍 늦은 콜과 자동 콜만 믿는 심판들이 콜을 실수로 듣지 못해서 판정타이밍을 놓쳤다면 그거야말로 경기의 몰입감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한다. 포수들의 프레이밍 능력(최대한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공을 잡아끌어서 스트라이크콜을 받기 위한 일종의 편법 혹은 기술)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졌다. 난 그런 포수들의 기술을 보는것도 정말 재밌게 봤던 팬이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이제는 누가 봐도 볼인데 기계가 스트라이크라고 하면 꼼짝없이 당해야 한다. 투수도 포수도 볼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 콜을 받으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참 웃기지 않은가. 던진 사람과 받은 사람, 당사자들이 볼이라고 느꼈는데 스트라이크라고 하니 타자들은 답답할거 같다. 차라리 심판이 그대로 콜을 하고 VR요청 할때만 그 시스템을 이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다. 원래는 모종의 이유로 취소된 경기를 더블헤더(하루의 두번의 경기)로 편성하게 되어있는데 더블헤더 경기들은 보통 시즌 막바지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이번시즌부터 더블헤더 일정을 최대한 바로바로 잡아서 팀들간의 경기수 차이도 줄이고 막바지에 더블헤더를 잔뜩 해야하는 고생도 하지 않게 되면서 이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특히 롯데같은 남쪽에 있는 팀들은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우천취소가 정말 많은 편이라서 더블헤더를 바로바로 해주면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시즌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야구 중계가 유로화가 되었다는 점과 중계영상 사용범위가 완화되었다는 점일것이다. 필자는 어차피 미국에 살기때문에 네이버 중계 때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잘 보지 못했지만 유튜브 하이라이트를 보는맛에 살았었는데 불법이기 때문에 잘 올라오지도 않았고 자주 삭제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 규제가 완화되면서 구단 자체 채널에서도 중계영상을 사용해서 하이라이트를 올려주니까 나로서는 정말 좋다. 하지만 이번에 유료화된 플랫폼의 자질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한국의 야구 시청률이 오히려 떨어지는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안그래도 요즘 한국 야구 실력의 저하로 야구 팬들이 떨어져나가는 시점에서 유료화로 전환하는것에 더해서 담당 플랫폼이 야구에 대해 너무나 무지한것이 드러나면서 비웃음거리만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현장 응원 오시는 분들이 더 많아지고 어차피 다른 방송국에서도 무료중계를 해주기 때문에 걱정한것만큼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 그리고 약물 문제와 사생활 문제는 워낙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도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빨리 빨리 내부고발이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처벌을 강력하게 해서 경각심을 가지게 했으면 좋겠다. 스포츠 선수들도 이제는 공인에 가까운 인지도를 가질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연예인 처벌하는것 처럼 했으면 좋겠다. 사회적으로는 이미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나 매장수준으로 인지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결국 법적인 처벌이 약하다면 잘먹고 잘사는건 당사자들이다. 

 

2024 한국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삐그덕거리며 시작했다. 한화가 개막후 18연패 하는게 오히려 재밌고 좋았다. 이렇게 사회적인 문제로 야구판 전체가 기우뚱하는 모습은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디 선수들이 돈을 벌기위해 야구를 하는것이 아닌 야구를 하기 위해 살아가는 선수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