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스포츠를 취미로 삼고 팬이 될 때 여느 다른 취미생활들과는 다른 장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다 쓰고 보니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아이돌과 가수들을 좋아하는 팬들도 비슷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팬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춤과 노래를 직접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가고 그들의 굿즈를 사고 여건이 안될 때에는 유튜브나 TV로 그들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서로 너무 다른 분야이고 아이돌팬을 딥하게는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전 글들보다 조금은 더 주관적인 글이 될 것 같다.
1. 성적 (퍼포먼스)
스포츠와 아이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눈에 보이는 그들의 성적, 매출이다. 스포츠 팬들은 특정한 선수나 팀이 좋아지기 이전에 (물론 지역감정이 정말 세다면 예외) 그들의 성적을 먼저 보게 된다. 야구든 축구든 특정한 팀의 팬이 된 사람들은 각자 다 그 팀이 우승하는 순간을 우연히 보게 되거나 크게 이기는 모습을 보고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들이 시즌 내내 얼마나 열심히 경기를 했는가 보다도 승리여부, 우승여부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돌가수들의 팬들은 특정한 가수나 그룹이 1위를 몇 번 했는지, 앨범/음반 판매량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보고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그들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든 없든 본인이 좋으면 얼마든지 좋아하게 된다.
2. 사회적 시선
개인의 취향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그 가수가 잘하든 못하든 좋아한다는 것이다. 스포츠에도 팀도 좋아하지만 특정한 선수 한 명을 더 좋아하는 팬들도 있는데 그들 또한 그 선수가 잘하든 못하든 다른 팀을 가든 계속 응원한다. 하지만 스포츠와 연예계, 이 두 분야를 봤을 때 사회적으로 더 파급력이 있는 것은 역시 연예계일 것이다. 특히 어느 가수가 인터뷰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만한 발언을 하거나 사고를 친다면 그대로 나락행이다. 신인이든 베테랑이든 방송복귀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에 반해 스포츠선수들이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물론 일시적으로 자극적인 뉴스가 나오기는 하지만 1주 정도가 지나면 사그라든다. 그와 더불어 정말 엄청난 강력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선수복귀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3. 사건사고
아이돌이건 스포츠선수들이건 사건사고를 치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팬들은 어떨까. 내가 짧은 인생 살면서 본 뉴스들 중 가장 충격적인 뉴스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아이돌들을 보러 온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무질서함으로 화장실을 가지 못해 결국 그 자리에서 사고가 터진 뉴스였다. 이와 더불어 여자가수든 남자가수든 스토커에 대한 뉴스는 잊을만하면 나오고 있고 특히 여자 아이돌 가수들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가 숨겨진 선물이라든지 그들의 인기를 까내리기 위해 거짓된 저격글들과 같이 꽤 많은 방면에서 단지 자기가 특정한 가수가 좋다는 이유로 다른 가수들을 괴롭힌다.
스포츠팬들도 극성인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정말 많이 줄었지만 특히 지역감정이 센 팀들끼리 경기라도 하는 날에는 각오를 해야 한다. 술병을 포함한 쓰레기들을 경기장에 투척하는 사람들, 경기를 마치고 나가는 선수들에게 쓰레기를 던지고, 연패가 길어지는 날에는 선수단이 타고 있는 버스를 가로막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그 팀이 다음날부터 10연승이라도 한다면 경기장 앞에서 절이라도 할 사람들이다. 그렇게 팬들이 질타를 하고 욕을 해도 선수들이 할 말이 없는 것은 그들이 못했기 때문이고 그들이 경기에서 졌기 때문이다. 경기에서 이겼다면 팬들이 그런 일들을 할 이유는 없다.
4. 결론
물론 위에서 서술한 극성팬들의 만행들은 모두 지양되어야 한다. 스포츠 팬들은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면 되는 것이고 아이돌가수들의 팬들은 그들의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러 가면 되는 것이다. 굳이 못한다고 쓰레기를 던지거나 다른 인기 있는 가수들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스포츠의 방향성은 사람들이 스포츠에 몰입하고 과열되고 그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과몰입한 극성팬들이 될까 봐 두렵다. 단순히 사람들을 스포츠에 몰입시키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